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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 예쁜게좋아

디자이너 브랜드, 명품에 대한 단상



이글루스 어딘가에서는 3초백이니, 지영이백이니 해서 명품가방들 이야기가 한창인 모양.

영국에서도 소위 명품가방을 많이 맨다만..  그 패턴을 보면 대개는 가죽으로 된 튼튼한 그리고 유행을 타는 모양의 가방을 많이 맨다. 즉 실용적이면서 패셔너블함을 중점으로 둔다고 할까. 하나 사서 이삼십년 쓰다가 또 물려주고.. 이런 개념으로는 에르메스 버킨백 정도가 아니고서는 별로 없지 않나 싶다.

나도 루이비통 모노그램이나 구찌의 로고가 잔뜩 나열된 컨버스 백을 혐오하던 한 사람이었는데, 손잡이만 가죽으로 된 그 플라스틱 덩어리를 왜 하나같이 자랑스럽게 들고다니는지 의문이었다. 최근 한국적 정황에 따른 여러 이유로 납득하고 있지만.

영국에서 루이비통 PVC나 각종로고가 잔뜩 프린트된 명품가방은 거의 본 적이 없다. 가끔 아랍계열 여자애들이 들고다니긴 하지만, 그 새로 나온 가장자리에 끈이 너저분하게 달린 루이비통의 네버풀이란 가방은 영국에서 봤을때는 당최 왜 인기가 있는지 1%도 이해가 가지 않았는데, 한국에 와서 다들 예쁘게 어떻게든 코디해서 다니는 걸 보니 또 이뻐보일때도 있다.

예전부터 감탄하는 건, 한국 여성들은 어떤 디자인이든 어떤 유행이든 참 예뻐보이는 방안을 열심히 연구해서 어떤 정석을 만들어내고, 그것에 도달하는 자가 쌔끈한 여성이 되는 것이라고 할까..

폴로셔츠에 반바지에 닥터마틴 구두가 유행할때 그 패션을 그렇게 여성스럽게 소화해낼 수 있다는 걸 처음 알았고 그 후 까만 가디건에 무릎길이 검은 스커트, 검은 페라가모 구두와 까만 단발머리가 유행할때는 우리나라 여성들이 이렇게 우아했었나 싶었다. 뭐가 유행하든 최선을 다해 예뻐보이는 룩을 개발하고, 그 패턴이 하나로 모아져서 가방은 어느 브랜드, 머리띠는 어디것, 구두는 어디, 아이섀도와 립글로스는 어떤 것 이런식으로 룰이 정해지는게 아닌가 싶다.

그래서 내가 도대체 예쁜점을 찾을 수 없었던 루이비통의 모노그램 가방 같은 것도 정말 쉬크하게 코디해서 다니는 것을 종종 볼 수 있었고 난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어디선가 한국여자들이 디자인이 예뻐서 명품가방을 사는게 아니라 보여주기 위해서, 몇십년동안 유행타지 않기 위해서다- 이런 댓글을 봤는데 사실  난 디자이너 브랜드-명품가방들은 예쁘다는 데 결론을 내렸다. 단지 이런 로고가 도배된 저가라인이 아닌, 정말 디자인이 들어간 제품들. 다만 가격대가 워낙 높고, 한국에서는 또 훨씬 높은데다 세일도 없으니 우리나라에서 살아가는 평범한 직장인으로는 굉장히 부담이 된다. 반면 영국에서는 일단 다들 소득이 높은데다 30-50%에 달하는 명품 세일이 있으니 다들 기다렸다 겨울에 하나씩 장만하는 분위기. 그래도 가격은 100-200만원대지만 그네들 소득수준을 생각하면 큰 무리는 아니다. 그래서 정말 패션을 위해 패셔너블한 가방, 이왕이면 디자이너 브랜드에서 사서 그 목적에 맞게 매는 게 부럽기도 했다. 물론 영국의 진짜 부자들은 세일 때 웬만한 디자인은 남아있지 않다는 걸 알기 때문에 정가를 주고 사지만.

한국의 상황은 또 다르니까, 누가 누구에게 뭐라고 할 수는 없을거다. 누구나 말하듯, 자기가 매고 싶으면 매고 아니면 아닌거겠지. 그래도 이런 문제로 활발히 토론(?)이 벌어지는 걸 보는게 흥미롭다.

한국처럼 고객보다 직원이 기세등등한 명품매장과는 달리 이거저거 만져도 별로 신경쓰지 않는 영국에서 디자이너 브랜드 매장을 몇 번 다녀보았다.
난 미우미우의 가방이 정말 예쁜데 나와 어울리지 않아서 접었다. 지미 추의 구두는 신어보니 정말 발에 착 감기는게 신기하고 날씬해보였지만 역시 내가 이걸 신고 어딜가겠나 하는 마음으로 사지 않았다. 결국 아무것도 살 수 없었던 건, 가방마다 디자인이 다르고 활용도가 달라서 딱 하나만 살 수 없었는데 그만한 재력이 되지 않았기 때문. 그러고보면 모노그램 같은건 역시 캐주얼에도 정장에도 어울려서일까.. 라고 생각하지만, 이게 사람들이 그렇게 말해서인지 정말 그래서인지 사실 헷갈린다.

명품 매장을 둘러볼 때마다 드는 생각은 언젠가는 이런 게 어울리는 우아하고 멋진 사람이 되자는 것. 가방이나 구두의 브랜드에 파묻히는게 아닌, 그냥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난 아직 저가의 패셔너블한 가방들이 더 마음에 들고, 잘 어울리는 사람이다.





*  방금 생각났지만, 루이비통 갈색 모노그램이 가장 잘 어울리는 건 여행용 트렁크 가방인 듯. 정말 예뻐보인다.

by NINA | 2008/08/12 10:03 | 예쁜게좋아 | 트랙백(2) | 덧글(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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