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6월 30일
히드로 공항 다녀왔다
이번달은 공항을 세 번이나 다녀왔다.
오늘은 헬렌 귀국하거 도와주러 갔다가 그 집 아저씨가 공항까지 태워다주시는 바람에 엉겁결에 따라갔다. 사실 시내버스로 가도 공항까지 바래다주려고 했었기에 돌아오는 버스 시간표(한시간에 한 대 있는)도 알아보고 갔었다.
이사 서비스를 통해 항공으로 부치는 짐이 100kg에 270파운드(55만원)정도 하던데, 정말 비싸구나. 박스 네 개 정도던데. 운송비 내고 다 싸짊어지고 가는 것과 그 돈으로 가서 물건들을 다시 사는것 어떤게 더 경제적일까 생각해봤다.
영국에서의 2년을 생각하며 공항으로 가는 차 안에 말없이 있다보니 영국 처음 도착했던 날이 생각났다. 차창 밖으로 나란히 늘어선 영국식 주택들, 그 날도 이맘때, 이런 날씨, 이런 분위기였다는 기억이 갑자기 생생하게 났다. 2년은 길기도 짧기도 하구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머리 위로 비행기가 날아오른다. 공항에 다 왔다.
어디나 그렇듯 공항 주변은 황량하다. 낮은 건물들과 군데군데 있는 철조망, 컨테이너 박스들, 비행기들 사이를 누비는 조그만 수송 차량들, 휑하니 크기만 한 광고판들, 그리고 더욱 낮아보이는 하늘. 이런 분위기가 싫어서 난 공항 주변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헬렌은 체크인 수속 후 서울에서 보기를 기약하며 게이트로 사라졌고 나는 엘리베이터를 두 번, 무빙워크를 한 번, 에스칼레이터를 한 번 갈아타고 센트럴 버스 정류장으로 나왔다. 오랜만에 날이 더웠기에 카페 네로에서 아이스 모카를 시켜 마시며 X26번을 기다렸다. 공항에서 오는 X26번은 뉴몰든을 지나는 이유로 언제나 한국 사람들이 잔뜩 타서, 나는 영국에 처음 온 것 같은 두근두근한 느낌이 든다.
집에 오니 저녁 여덟시. 아직도 밖은 정말 밝다.
한국 책 대여점에서 빌려온 에코의 '장미의 이름'을 반납하러 가벼운 차림으로 다시 밖으로 나갔다. 하권을 빌리라는 아주머니의 강요에 친구가 놀러와서 다음에 다시 오겠다는 핑계를 대고 가게를 나섰다. 한국 집에 있는 책을 굳이 한 권에 3파운드나 내고 빌릴 생각은 없었고, 아주머니도 내 핑계를 알아채고는 싫은 내색을 조금 지으며 알겠다고 했다.
아직도 날씨가 너무 좋아서 이 동네 저 동네 혼자 걸어다니고 하늘에 팔도 뻗어보고 노래도 부르고 길에 핀 장미꽃 향도 맡아보고. 난 행복하구나 하고 생각했다.
29/06/08 저녁
오늘은 헬렌 귀국하거 도와주러 갔다가 그 집 아저씨가 공항까지 태워다주시는 바람에 엉겁결에 따라갔다. 사실 시내버스로 가도 공항까지 바래다주려고 했었기에 돌아오는 버스 시간표(한시간에 한 대 있는)도 알아보고 갔었다.
이사 서비스를 통해 항공으로 부치는 짐이 100kg에 270파운드(55만원)정도 하던데, 정말 비싸구나. 박스 네 개 정도던데. 운송비 내고 다 싸짊어지고 가는 것과 그 돈으로 가서 물건들을 다시 사는것 어떤게 더 경제적일까 생각해봤다.
영국에서의 2년을 생각하며 공항으로 가는 차 안에 말없이 있다보니 영국 처음 도착했던 날이 생각났다. 차창 밖으로 나란히 늘어선 영국식 주택들, 그 날도 이맘때, 이런 날씨, 이런 분위기였다는 기억이 갑자기 생생하게 났다. 2년은 길기도 짧기도 하구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머리 위로 비행기가 날아오른다. 공항에 다 왔다.
어디나 그렇듯 공항 주변은 황량하다. 낮은 건물들과 군데군데 있는 철조망, 컨테이너 박스들, 비행기들 사이를 누비는 조그만 수송 차량들, 휑하니 크기만 한 광고판들, 그리고 더욱 낮아보이는 하늘. 이런 분위기가 싫어서 난 공항 주변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헬렌은 체크인 수속 후 서울에서 보기를 기약하며 게이트로 사라졌고 나는 엘리베이터를 두 번, 무빙워크를 한 번, 에스칼레이터를 한 번 갈아타고 센트럴 버스 정류장으로 나왔다. 오랜만에 날이 더웠기에 카페 네로에서 아이스 모카를 시켜 마시며 X26번을 기다렸다. 공항에서 오는 X26번은 뉴몰든을 지나는 이유로 언제나 한국 사람들이 잔뜩 타서, 나는 영국에 처음 온 것 같은 두근두근한 느낌이 든다.
집에 오니 저녁 여덟시. 아직도 밖은 정말 밝다.
한국 책 대여점에서 빌려온 에코의 '장미의 이름'을 반납하러 가벼운 차림으로 다시 밖으로 나갔다. 하권을 빌리라는 아주머니의 강요에 친구가 놀러와서 다음에 다시 오겠다는 핑계를 대고 가게를 나섰다. 한국 집에 있는 책을 굳이 한 권에 3파운드나 내고 빌릴 생각은 없었고, 아주머니도 내 핑계를 알아채고는 싫은 내색을 조금 지으며 알겠다고 했다.
아직도 날씨가 너무 좋아서 이 동네 저 동네 혼자 걸어다니고 하늘에 팔도 뻗어보고 노래도 부르고 길에 핀 장미꽃 향도 맡아보고. 난 행복하구나 하고 생각했다.
29/06/08 저녁
# by | 2008/06/30 18:29 | Simple Life | 트랙백 | 덧글(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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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마음이 서늘해지면서 글이 쓰고 싶을때가 있는데, 재주가 없어서 좀 슬퍼요. ^^
감사합니다.
날씨가 얼른 개면 좋겠는데 한국은 장마랍니다;
한국은 무척 후덥지근하다던데.. 더위 조심하세요 ^^
블로그는 저도 익숙해지는데 한참 걸렸다지요.
오늘은 비가 요란한 소리를 내면서 내리고 있구요. (여긴 웬만하면 빗소리 같은 거 안 들리는 곳이에요.)
어디선가 영국 물가 이야기를 보고 니나님 생각을 했어요.
한국의 빗소리가 그립습니다. 영국은 비가 매일 내린다고는 하지만 한국처럼 예쁜 빗소리는 절대 들을 수 없어요.
전 영국 가면 꼭 앤틱 그릇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