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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좋아서 산책



  날씨가 너무 좋아서, 방금 베벌리 파크까지 산책을 하고 왔다. 오랜만에 쨍쨍한 햇볕을 실컷 쬐었더니 눈이 아롱거릴 지경이다. 난 원래 탐험가 기질이 좀 있어서, 어릴 적부터 후미진 골목이나 커다란 대로변이나 산 속이나 마음껏 걸어다니는 걸 무척 좋아했다. 어른이 되고 나서는 호기심도 많이 줄어서 예전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오늘은 조그만 Foot path 표지판을 따라 난 너무 좁아서 햇빛마저 비껴 들어오는  골목을 발견했는데, 아무도 없는 그 길을 혼자 걸으며 듣는 새 소리와 떨어지는 벚꽃잎에 무척 행복했다.

베벌리 파크를 나서는데 딸랑딸랑 음악을 울리는 아이스크림 차가 도착하니 애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달려가는게 참 귀여웠다. 누군가는 '영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음악소리'라고 글을 올렸더라.

어느 집 현관문 앞 예쁜 깔개 위에 검은색과 흰 색이 섞인 고양이가 햇볕을 쬐며 곤히 자고 있었는데 너무 예뻐서 카메라를 가져가지 않은 것을 후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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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학교 코스를 같이 들었던 다니엘이 Facebook으로 오랜만에 연락을 해 왔는데, 내 홈페이지를 잘 봤다며 안부를 물었다. 이런 저런 얘기를 쪽지로 나누다 보니 다니엘도 뉴몰든에 살고 있었다. 다니엘의 특유의 단순한 색감과 라인의 그림체를 좋아해서 기억하고 있다고 작업한 거 보고 싶다고 했더니 조만간 한번 볼까 -이런다. 사실 난 풀타임이고 얜 파트타임이라 얘기도 별로 안해봐서 친했던 애는 아닌데 둘이 만나면 울트라 캡숑 어색-_-할 거 같다. 성격이 무척 쾌활하고 미국인처럼 뚱뚱한데 Major Project 주제도 America랜다. 으흐 어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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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일이 또 들어와서 하고 있는데, 내 홈페이지를 보고 연락했으면서 전혀 다른 그림체를 주문해서 굉장히 괴로워하고 있다. 섣불리 승락한 나도 잘못이지만- 어쨌든 이 난관을 어찌 풀어야 할 지 고민. 계속 손을 못대고 빙빙 돌고 있다. 오늘 내일 끝내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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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나름 곱게 자라서 대학 시절 알바 한 번 해보지 않고 부모님이 대주시는 비용으로 대학교- 대학원-유학으로 연결된, 그런 삶에 좀 부끄러움을 느끼고 뒤늦은 나이에 엄한 타지에서 일부러 경험을 해보고 있는데- 생각해보니, 다른 분들은 조용히 말없이 한국에서건 외국에서건 다들 알바하면서 열심히 공부하고 계신데 나는 알바 구한 과정부터 고생한다고 이것 저것 글 쓰는게 나 힘든 것 좀 봐달라는 어리광 아니야? 하는 생각이 들어서 혼자 피식 웃었다. 내가 원래부터 엄살이 좀 심하긴 하다. 흐흐. (그리고 엄살이라고 하면 화낸다)


by NINA | 2008/04/10 01:00 | Simple Life | 트랙백 | 덧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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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Maria at 2008/04/10 01:29
그래도 여기다가 안 징징거리면 어디다가 그런 소리 하겠어요! *-_-* 그리고..... (만나보세욧) 헤헤. 저는 폭풍전야를 맞이한 기분입니다. 이번해는 유난히 빠르게 지나가요. 저만 그런가요 ㅎㅂㅎ
Commented by byontae at 2008/04/10 01:52
오늘 날씨 좋더라구요. 그런데 정작 나가려고 하니까 구름이 잔뜩 끼고, 그래서 포기하면 또 날씨 좋아지고(..........)
Commented by トンヒdonghee at 2008/04/10 02:21
어리광이라고 생각한적 없어요!! ㅎㅎ
다들 본인이 되지않으면 알수없는 거잖아요.
누가 더 고생하고 덜 고생하고 그런건 평가될수없는거같애요.
Commented at 2008/04/10 05:24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둥가 at 2008/04/10 07:09
어리광 아닌 거 같은데요~.~ 잘하고 계신 거 같아요
Commented at 2008/04/10 09:27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셀렌 at 2008/04/10 10:23
널어진 빨래 아래 고양이 한가로워보여요.햇살이 참 따사로와보여요. 다니엘군은 미국인? 니나님 징징거린다고 전혀 생각한적 없어요~ 꿋꿋이 잘 살고 계신것같은데요 뭘~
Commented at 2008/04/10 14:42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NINA at 2008/04/10 20:51
Maria // 앗 그냥 진짜 학교친구에요 ㅎㅎ 마리아님 좋은일 많이 생기시기 바래요! 다른나라 가시는 건가요?

byontae // 앗 여기 시골지방(..)은 무척 날씨가 좋았어 하루종일-. 새도 짹짹 울고 -_-;

トンヒdonghee // 산책하다 그냥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엄마가 넌 엄살쟁이야-라고 늘 하셨던 말도 생각나서 웃었어요.


비공개w// 넵 그럴게요- 감사합니다!

둥가// 헤헤 고마워요

비공개ㅁ// 맞아요 저도 열심히 그렇게 할게요-

셀렌// 다니엘은 영국인이에요. 그냥 학교 친구랍니다. ^^;

비공개ㅅㅅ/ 그러게말야-. 내가 지금 따질때가 아니라고 생각해서 덥석 수락하고 일단 내 스타일대로 스케치를 보냈는데, 자기들이 원하는 방향을 고집하더라구.. 그래서 억지로 하고 있긴 한데 나도 좀 괴롭다. 앞으로는 정말 신중히 생각해봐야 할 듯. 이것도 다 배우는 과정이겠지.. 조언 땡큐!



Commented by soylatte at 2008/04/10 21:53
와~ 사진 넘 이뻐요 냥이가 유유자적 하고 있네요. ^^
마지막 알바 이야기는 저도 무지 공감..
저희 엄마는 올해부턴 나몰라라 할테니 한번 알아서 해봐, 너를 너무 나약하게 키웠어, 그래서 근성이 없는것 같애, 독림심을 길러라! 라며 갑닥 하드하게 나오시는데, 천성이 사실 바뀌진 않는거있죠.. ^^;;;

근데 한편으론, 그래도 유학이라고 나와서 이 나이에(!) 절박하든 아니든 아르바이트란 걸 할 수 있다는 거 자체가, 내 나라도 아닌곳에 나한테 일 가르쳐서 돈주는 곳이 있다는 것도, 다 신기하고 감사한 기분이 들기도 해요! (갑자기 세상이 아름다워보여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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