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3월 20일
코스타 카페에서 일하게 되었어요

드디어 주말 알바를 구했습니다. 미국의 스타벅스와 같은 영국의 카페 코스타(COSTA)!
킹스턴, 윔블던, 센트럴, 뉴몰든 할 것없이 여러 가게들을 다 찔러봤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지난번 일하던 벤톨 쇼핑몰 안의 선물가게 Menkind 바로 윗층 코스타에서 일하게 되었네요. 일하면서 매일매일 갔던 단골집이에요. 사실 예전에 한번 포스팅 한적도 있습니다. <벤톨과 코스타의 추억>
영국에서는 카페 일 하나 구하기 정말 어렵네요. 아무래도 외국인인 탓이 크겠죠. ㅠ_- 관광객도 외국 인구도 많은 센트럴 런던에서는 그나마 쉬운 것 같지만.. 제가 사는 동네는 영국 토박이 동네라 정말 구하기 힘든데다 크리스마스 세일이 끝난 1~3월이 전반적으로 가장 알바 구하기 힘든 시기여서 좀 힘들었어요.

영국에서 코스타나 스타벅스 구하고 싶어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간단히 써보면..
1. CV(이력서) 넣기
코스타나 스타벅스, 네로같은 커피 체인점들은 인력채용을 따로 하지 않기 때문에 직접 가서 계속 들이미는 게 좋아요. 스타벅스는 자기들 기본 양식이 있어서 그걸 앞뒤로 빼곡히 써가서 제출하면 자기들 빈자리 날때 훑어보고 괜찮으면 연락이 오죠. 코스타는 일단 가서 'Do you have vacancy?'(지금 빈자리 있나요?) 하고 물어보면 대개는 없다고 하거나, 매니저에게 물어봐주거나 일단 CV를 받아 매니저에게 전해주겠다고 합니다.
이번에 운이 좋았던게 vacancy있냐고 물어보니까 일하던 애가 매니저 방에 물어봐주러 갔는데 현재 풀타임 아니면 안뽑는다고 돌려보내라고 했나봐요. 그래서 돌아서려던 참에 매니저가 플로어로 나와서 재빨리 말을 걸었죠. 풀타임으로는 못하지만 30시간까지는 일할 수 있어.. 했더니 CV를 대충 보고는 그럼 화요일 11시에 와보라고 하더군요. 그날 트라이얼이야? 하고 물었더니 그날 인터뷰 일단 하러 오라고.. -_-;;
2. 인터뷰
일단 CV를 준비해서 인터뷰 시간에 맞춰서 갔습니다. 무지 바쁜 지점이라 좀 기다리라고 하더니 와서 면접을 시작하네요. 예전 바디샵의 경험도 있지만 이런 좀 큰 기업들은 정해진 양식에 따라 질문을 합니다. 20분정도 이뤄진 인터뷰에서 물어본 것들은
- 예전 경력에 대해 물어보기, 왜 그만두었나?
- 바로 전에 일하던 직장에서 가장 힘들었던 에피소드를 하나 말해달라.
- 카페에 손님 줄이 10명정도 늘어서 있을때 커피의 질과, 커피를 만드는 속도 어떤 것에 더 중점을 주겠나?
- 네 성격은 어떤지?
- 왜 코스타에서 일하고 싶나?
- 시간은 언제가 괜찮은지? 우리 시급은 이정도인데 괜찮은가?
여기서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으면 '성공적인 인터뷰를 축하해' 하고는 스타벅스에서 주는 것 같은 어플라이 폼을 다시 갖다주고 작성하라고 합니다. 여기엔 또 적어야 할 게 오만개.. =_= 여기에도 위에 질문했던 것들이 몇개 있어서 다시 적어야합니다. NI넘버도 있는게 금상첨화구요. 그밖에 옷 사이즈, 자신이 가진 장애는 없는지, 보증인 2명의 연락처 등을 적습니다.
3. One day 트라이얼
서류전형-_-과 인터뷰에서 통과했다고 끝이 아니지요.. 하루 일해보는 트라이얼을 합니다.(대개 페이 지급안됨) 이때는 검정 바지에 검정 신발을 신고 가야하고 가면 코스타 유니폼 셔츠와 앞치마 등을 줍니다. 어시스턴트 매니저가 대략의 일을 브리핑해줍니다. 일단 음료 만드는건 아주 나중에 배우게 되구요, 테이블 정리하는 법(영국은 손님들이 스타벅스 등의 카페에서 셀프로 가져다 마시지만 안치우고 갑니다), 식기세척기 쓰는 법, 각종 냅킨, 설탕, 샌드위치, 우유, 음료 등을 수납하는 공간(바로바로 채워넣어야 하므로) 등에 대해 빠르게 가르쳐주고 즉시 일하기 시작해요. 이 때 정말 빨리빨리 일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매니저 눈에 들어 채용이 되지요. -_-;
보통 트라이얼은 3-4시간정도 합니다. 여기서 떨어지는 경우도 많더군요.. (저도 한번..-_)
이날은 최선을 다해 열심히 일했더니..; 매니저가 마지막에 불러서 묻더군요. '난 오늘 네가 일하는 모습을 보고 만족했다. 우리 팀에 들어온다면 기쁠것 같은데 네 생각은? 일은 어때?" 그래서 냉큼 너무 재밌고 좋고 일하고 싶다고=_= 얘기했지요.
4. 계약
첫 일하는 날에 여권및 사본, NI넘버 카드, 은행계좌를 가져갑니다. 계약서에 싸인하고.. 바로 3가지 중요한 교육을 받습니다. 소방안전교육(화재 대처 요령), 가게 안에서 발생하는 모든 응급사고 대처법, 손님 불만 대처법.. 굉장히 자세히 가르쳐주는데 다 가르쳐주고 나서 물어봅니다. 다시 자세히 설명해보라고.. -_-; 영국은 어디서나 일단 소방안전교육을 1번으로 시키는데 첨엔 뭐야 싶었지만 생각해보니 정말 중요한 게 아닌가 싶어요.. 장애인이 있을 경우 행동요령도 알려주더군요. 이후 이 교육을 받았다는 서류에 또 사인합니다.. 또 내가 무슨 질병같은걸 갖고 있는지 꼼꼼히 체크하는 서류에도 사인하구요.
그 밖에 발등이 보이는 신발은 신지 말것(화상을 입을 수 있으므로), 귀걸이 착용금지 등의 사안이 있네요.
근데 카페 알바 하나 뽑는데도 이렇게 가르칠게 많고 오랜 시간이 걸리니.. 한명 뽑을때마다 에너지 소모가 크겠어요.
페이는 주급단위로 된다고 해서 무척 기뻤어요. 유후~ 일단은 주말만 일하는거라 방세 정도만 벌게 될 것 같지만.. :)
5. 기타
코스타 셔츠 두벌, 까만 앞치마, 일단 견습생이라는 트레이니 명찰을 줍니다. 또한 두꺼운 책 한권과 얇은 책 한권을 주면서 집에가서 공부해오라고 하더군요.. -_-;;;;;

(남녀공용사이즈라는걸 망각 ㅠ_ㅠ)
황급히 나머지 한 벌은 S로 주문해달라고 했습니다.




(다 만들어져서 나와서 포장뜯어서 굽기만 하면 되는건데도)

에스프레소 메이커의 기본적 이해부터 ..


누군가 한번 봤던 책이라 열심히 푼 흔적;;.


한국에서는 제가 알바를 해본 경험이 전무해서, 어떻게 다른지 모르겠어요. 한국도 소방교육은 당연히 시킬것 같고.. 스타벅스 같은 곳은 글로벌 기업이니 비슷하겠지요?
이왕 하게 된거, 즐겁고 재밌게 배우면서 하려고 해요. 커피도 좋아하는데 일하는 동안에는 어떤 음료든 무료! 빠니니나 샌드위치는 50% 할인. 근데 제가 본 코스타 중 제일 바쁘고 큰 지점이라 ㅠ_ㅠ 마실 시간이 있으려나 모르겠습니다만.. (일요일에 한 번 일했는데 진짜 미친듯이 바빴어요) 그래도 쉬는 시간에 카푸치노 하나 만들어달래서 마셨지용. 근데 우연히 J언니를 만나 프렛타망제에 가서 샌드위치랑 함께 먹었지만.. -_-;; 셔츠 보더니 프레타 망제 점원이 '너 코스타에서 일하냐? ㅎㅎ' 하더군요;.
이번 가게는 매니저도 괜찮은 것 같고, 일하는 애들도 대체로 착해서 안심. 1명빼고 전부 여잔데, 남자애랑 제가 유일하게 동양인인듯 해요. 남자애는 무척 프렌들리하고 잘 설명해주는데 (우리나라 능청스런 충청도 남자애타입이랄까-_-) 아주 오래있는 백인 여자애들은 살짝 텃세가 있긴 하네요. 근데 나중에 말걸고 인사하니까 괜찮고.. 가게 자체가 너무나 바빠서 서로 얘기할 틈이 거의 없어요.
생각해보면 다른 외국에 계신 분들은 알바 쉽게 척 구하셔서 조용히 하시는데 뭐 대단한 일이라고 이렇게 장문의 포스팅까지 하나 싶긴 한데.. 영국은 공부+알바가 합법이니 그래도 공부하러 오신 분들께 도움이 되지 않을까 써봤습니다. :)
# by | 2008/03/20 06:15 | Simple Life | 트랙백 | 덧글(40)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기다리구 있을께요~ ^^ 축하드립니당
견습생 명찰 깔끔하네 이뻐요. 전 번쩍거리는 흰색 아크릴 명찰 생각했는데...(우리나라는 명찰을 한 군데서 공급하는 걸까요?;;)
일터에 좋은 분들이 많이 계셨음 좋겠네요.
전 스타벅스 CV 계속 주고 있는데 연락이 안 오네요.
역시 스타벅스의 벽은 높은가봐요.
JyuRing // 아닌게 아니라 환율때문에라도 안벌면 위기.. -ㅇ-; 고맙습니다. 프랑스에도 코스타 있나요..라고 물어보려고 생각해보니 거기는 참 스타벅스도 하난가밖에 없죠-_-;
비공개// ㅋㅋ 땡큐!
빈틈씨// 고맙습니다 헤헤 :D 바리스타 될게요.
미니벨 // 감사합니다!
skalsy85 // 식비도 중요하죠! =_= 커피만 공짜라는게 아쉽지만.. ^^
armineju // 그러고보니 그러네요. 여긴 참 조그만거 하나하나가 이쁘고 잘 디자인되어있어서.. 무심결에 익숙해져가나봐요. 고맙습니다. ^^
Atropos // 스타벅스는 정말 힘들죠.. 근데 지점을 잘 공략하면 또 의외로 쉬운것 같더라구요. 워털루 역 스타벅스는 한국인 엄청 많던데 영어실력도 별로여서 놀랐어요. 센트럴은 좀 쉽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
쿨짹// 크크 공부해야할까요? 고맙습니다. ^^
저는 한국에서 피자가게에서 아르바이트한적이 있었는데
보건소에서 감염 어쩌구 뭐 이런 서류를 냈던 기억이 나네요.
저기에서 일하시면 맛있는 빵 만드는 법, 커피 만드는법 다 배우시는건가요?? ㅎㅎ
링크 신고하고 가옵니다~
왤케 다른겨...
비공개g// 네 천천히 확실히 준비하시는게 아무래도 안전하겠죠.. 전 안그랬지만 --;; 인터뷰할때 왠만하면 영어로 직접 하시는게 좋을것같네요. 대학원에서 뭐할지 확실히 얘기하는것도 무척중요.. 작업실 축하드립니다~! 부러워요..
비공개ㅇ// 오늘 일하고 왔는데 힘들.. orz 이거참 보통 일이 아니로군요..
dearami// 저랑 직장 바꾸실래요? =_= ㅎㅎㅎ
소소// 응 아마 짬밥좀 생기면 가르쳐줄듯- 지금은 시다바리..;;
비공개ㅅ// 아하하 감사합니다.. 대단할건 없죠 모..헤헤..
popcorn// 고맙습니다!
모리제// 에 ..맞다 한국은 무슨 보건소 서류를 요구한다고 들은것 같아요. 빵은 저희가 안만들고, 커피는 만듭니다 ^^ 바리스타 되는거에용~
둥가// 넵 반가워요 :D
비공개 ㅁ// 반가웠어요- 앞으로 자주 뵈어요 :)
mort// 고맙습니다 ^^
Maria// 놀러오세요 한잔 타드릴게요.. 하하..(지금은 제 커피도 못얻어먹는 주제지만-_-;;)
dike// 빡세요 ㅠ_ㅠ
아이레// 그러고보니 당신도 거기서 했었지.. 거기도 나름 Cj 대기업인데 안하나바?
동백// 네 퍼가는건 금지인데, 개인소장으로 봐주세요~~ :)
예그리나// =_=.. 하하\
푸옹이// 네, 요식업이라 은근 여러가지 일이 많아요. 소방교육은 저희 뿐 아니라 어떤 직종의 직업을 갖든 맨 처음으로 받게 된답니다. 화재시 대피요령같은거요.. 사무직들도 다 받아요. :)
churrr// 그러게요 ~ 제가 짬밥되면 커피도 슬쩍 드리구. ^^
dearami// 실망의 -ㅇ-인가요? -_-;
저도 아르바이트 하게 됐어요^^ (그동안 계속 무위도식 했다는 말씀 ㅠㅠ)
니시신주쿠에 있는 작은 머핀+커피가게에요! 냐하하!
soylatte// 구하신거 축하드려요! :) 같이 정보공유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