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09월 21일
어린시절의 기억
어릴 적 홈스터디라는 학습지를 했었다. 동아출판사에서 나온 다람쥐가 그려진 월간학습지였던걸로 기억된다. 제법 비싼 학습지였는지, 다람쥐 캐릭터가 그려진 컬러 표지와 좋은 질의 종이로 된 학습지와 함께 매달 특별부록이 함께 집으로 배달이 되어 왔다. 그러던 한 번은 한국 단편 소설이 오디오북으로 녹음되어 있는 카세트 테이프가 딸려 왔다. A면은 '메밀꽃 필 무렵', 다른 쪽 B면은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였다.
어릴 때부터 문학을 매우 좋아하기도 했고, 워낙 유명한 단편들인지라 벌써 읽었던 것들이었지만, 테이프로 들을때는 성우마다 배역을 맡아 연기하는 느낌이 맛깔스러웠다. 책으로 읽을 때는 성격이 급해 가볍게 뛰어넘어 버리는 부분을 조목조목 차분히 읽어주면 또 다른 매력을 발견할 수 있는게 즐거웠다. 별다른 오락거리도 없던 시절이라 심심할때마다 카세트의 재생버튼을 눌렀는데, 얼마나 많이 들었는지 지금까지도 그 두 소설 제목을 떠오르기만 하면 차분하게 낮은 목소리의 여성 해설자, 귀여운 목소리의 옥희, 봉평 장터로 가는 밤길에 두런대는 세 남자와 딸랑거리는 종소리, 저벅대는 말발굽 소리까지 전부 기억이 난다. 심지어 메밀꽃 향기까지 맡았다는 착각을 한다.
어린나이에 아빠 서재를 뒤져 그저 뭣도 모르고 몇번이고 읽어댔던 최인호, 황석영, 조세희, 이문열, 박완서... 대학에 오기 전까진 책이란건 소설이 전부인 줄 알았을 정도로 문학만 좋아했고, 열심히 읽어댔다. 이들은 지금도 내 머릿속에서 나를 알게 모르게 지배하고 있을까?
지금은 그렇게 열심히 읽던 열정은 온데간데 없고, 이야기가 끝나버리는게 싫어서 3권짜리로 된 두꺼운 소설을 좋아했던 나는 이제 일본의 가벼운 소설류를 즐겨 읽게 되었다.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나 다시 찾아 읽어봐야겠다. [다시읽기]
# by | 2007/09/21 03:02 | 문화생활♡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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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소설이 가벼운 느낌인것이 많이 소개되었죠.. 저도 일본소설위주로 읽어서 한국말의 문장의 짜임도 약간 일본소설틱해진 경향이 있다는말을 종종 듣습니다. 게다가 일본어를 배우면서 더한거같아요. 일본어로 생각하고 그것을 번역해 한국어로 소리를 내는격?
トンヒdonghee // 그러게요, 전 가끔 나오키상 홈피에 한참 놀러갔다 와서 글을 쓰면 어설픈 나오키문체가 되더라구요, 하핫